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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하신 것을 우리도 선택하려고 결단할 수 있으니 곧 아버지의 마음에 드는 일을 할 수 있

는 것이다. 152) 예수님께서는 말로써가 아니라,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마태 7,21)을
행함으로써 하늘나라에 들어간다고 우리에게 가르치신다. 153)

아버지의 나라가 오는 것은 곧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는 것

이다.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이루어져야 하는 곳은 인간의 마음이다. 인간이 자신
의 마음을 하느님께 맡겨 드리고 아버지의 뜻에 따라 살아가는 것은 성령께서 이루시는 일
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도록 노력하기에 앞서 기도한다. 실상 인간이
성령 안에서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상태는 곧 하느님의 힘과 뜻이 실현되는 상태 곧 하
느님 나라이다. 바오로 사도는 “피조물은 하느님의 자녀들이 나타나기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154) 라 하였다. 하느님을 아버지로 모시고 성령 안에서 하느님의 뜻에 따라 사는

이들이 나타나면 “피조물도 멸망의 종살이에서 해방되고, 하느님의 자녀들이 누리는 영광과
자유를 얻을 것” 155) 이다. ‘이미’ 하느님의 나라이지만, 하느님의 나라가 ‘아직’에 머물고 있
는 것은 인간의 영혼이고, 인간의 영혼이 구원은 곧 피조물 전체의 영광과 자유와 연결되
어 있다.

마)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δὸς(주시고) ἡμῖν(우리에게) σήμερον(이 날에)
ἡμῶν(우리의) ἐπιούσιον(일용할) ἄρτον(빵을)

‘저희에게 주소서’ 이 말은 아버지께 모든 것을 기대하는 자녀들의 신뢰이다. 156) 우리는
아버지의 것이고 ‘저희’라는 표현은 그분을 모든 사람의 아버지로 인정하는 것이며, 결핍을
느끼고 고통을 겪는 사람들과 이루는 연대에서 아버지께 기도드리는 것이다. 157) 또한 ‘저희’
라는 표현은 양식이 없어 굶주리는 사람들이 있음을 의미한다. 곧 인류 가족의 연대 안에
서 실질적 책임을 호소하는 것이다. 158) 참 행복에 언급된 가난은 나눔의 덕이다. 이 자발적

가난은 강요가 아니라 사랑으로 물질적 정신적 재물을 공유하고 나누어, 가진 사람들이 궁
핍한 사람들을 도와 줄 것을 요구한다. 159) 이 청원은 사람들이 겪는 또 다른 굶주림에도
해당한다. 곧 하느님의 말씀과 하느님의 숨결(성령)에 대한 굶주림이다.

‘일용할(epiousios)’이라는 낱말은 epi-ousios는 ‘반드시 필요한’의 의미를 지닌다. 이는 생

152) CCE, 2825, 참조.
153) CCE, 2826, 참조.
154) 로마 8,19.
155) 로마 8,21.
156) CCE, 2828, 참조.
157) CCE, 2829, 참조.
158) CCE, 2831, 참조.
159) CCE, 2833,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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