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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말씀’을 통해서 다가왔으며, 복음 전체를 통하여 선포되었고,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로
써 도래하였다. 148) “하느님의 나라는 …… 성령 안에서 누리는 의로움과 평화와 기쁨입니
다.”(로마 14, 17)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마지막 때는 성령께서 내려오신 때이다. 149) 이
청원은 참 행복에 따른 새 생활 안에서 열매를 맺는다. 150)
하느님의 나라는 장소의 개념이 아니다. 하느님의 왕권 곧 그분의 힘에 의해 다스려지고
하느님의 법이 지켜지고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상태를 말한다. 실상 하느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셨고 하느님의 통치권을 벗어난 곳은 없기에 창조된 있는 모든 것은 하느님의 나라
이다. 다만 신적 자유의 증여로 인해 인간은 자유의지를 지니고 이를 통해 하느님을 알고
사랑하는 고양된 구원을 누릴 수 있지만 동시에 마지막까지 하느님의 뜻을 거부하고 하느
님께 등을 돌릴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다. 인간이 하느님으로부터 스스로 자신을 소외시킨
상태가 인간에 특정한 유일한 하느님 나라 상실이다. 이렇듯 하느님 나라는 ‘이미’ 온 것이
지만 인간에게 있어 하느님 나라는 ‘아직’ 오지 않은 무엇이다. 하지만 ‘아직’은 언젠가의
‘완성’을 품고 있다. 곧 하느님은 최종적으로 인간 안에서 당신의 나라를 회복할 것이다.
‘아버지의 나라’는 인간이 원죄에 빠지기 이전 ‘보시니 좋은’라 창조된 세상 안에 창조의
질서가 회복된 나라이다. 모든 피조물은 하느님 힘과 법과 뜻에 순응하며 살아간다. 오직
인간만이 하느님과 같아지려는 욕망 속에 하느님을 거스를 수 있다. 인간은 하느님으로부터
숨는 관계의 단절 속에서 또한 동시에 아담과 하와가 서로 몸을 가렸듯이 인간과 인간 사
이의 관계 단절을 겪으며 또한 동시에 땅도 저주를 받게 되었다. 인간이 그리스도의 수난
과 부활의 영광에 동참하여 하느님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새롭게 탄생할 때 비로소 아버지
의 나라가 이룩되고 확장되며 인간과 인간 그리고 인간과 생태계의 관계가 회복되는 ‘보시
니 좋은’ 나라를 누리게 된다.
라)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
σου(당신의) θέλημά(뜻이) Γενηθήτω(이루어지게 하소서)
ἐπὶ(~위에) γῆς(땅) Ὡς(~같이) ἐν(~에) οὐρανῷ(하늘)
우리 아버지의 뜻은 “모든 사람이 구원을 받고 진리를 깨닫게 되는”(1티모 2,4) 것이다.
그리스도 안에서 그분의 인간 의지를 통해서, 아버지의 뜻이 완전히 그리고 한 번에 결정
적으로 이루어졌다. 151) 우리는 우리의 의지를 당신 아들의 의지와 결합시켜 주실 것을 우
리 아버지께 청한다. 우리는 이 점에서 근본적으로 무능하다. 그러나 예수님과 결합되고 또
한 성령의 능력에 힘입어, 우리는 아버지께 우리의 의지를 맡겨 드리고, 당신 아들이 늘 선
148) CCE, 2817, 참조.
149) CCE, 2819, 참조.
150) CCE, 2821, 참조.
151) CCE, 2822,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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