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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가 지닌 생태적 의미를 찾는 것은 그리스도교 영성이 지닌 가장 일반적이고 실천적인
생태적 가치를 발견하는 일이 될 것이다.
주님의 기도문은 마태오 복음 6장 9-13과 루카복음 11장 2-4절에 나와 있는데, 교회는
이 중에 마태오 복음의 것으로 기도문을 채택 135) 하고 있음으로 이 글에서는 마태오 복음의
주님의 기도를 가지고 논의를 전개하고자 한다. 또한 「가톨릭교회 교리서」를 통해 주님의
기도의 각 구절에 대한 의미를 해석한 후, 주님의 기도문 각 구절이 지닌 생태 영성적 가
치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한다.
가)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ἡμῶν(우리) Πάτερ(아버지) ἐν(~에) οὐρανοῖς(하늘)
예수님은 하느님을 ‘아빠, 아버지’로 계시했다. 우리가 하느님을 ‘아버지’라 부를 수 있는
것은 하느님께서 당신의 아들을 통하여 당신을 우리에게 계시하셨기 때문이다. 136) 하느님
아버지라 기도할 때 우리는 성부와 성자와의 친교에 초대된다. 137) 우리가 하느님을 아버지
로 흠숭하는 것은 외아들 안에서 우리를 양자로 삼아 주심으로써 당신의 생명으로 우리를
다시 태어나게 하셨기 때문이며 세례를 통하여 아버지께서는 우리를 그리스도의 몸의 지체
가 되게 하셨기 때문이다. 138)
‘아빠 아버지’는 생명의 근원이다. 자녀는 아버지로부터 낳음을 받은 존재이고 그 아버지
에 생명의 기원을 둔다. 우리가 성령 안에서 말씀(λόγος)이신 그리스도와 일치하여 우주 만
물의 창조주이신 하느님을 ‘아빠 아버지’라 부를 때, 우리는 창조된 모든 만물들과의 관계성
안으로 초대된다. 하느님의 창조의 은총을 입지 않은 피조물은 없다. 있는 모든 것은 영원
한 있음 자체이신 하느님에게로부터 기원한다.
하느님께서는 ‘진화하도록 창조하셨다.’ 과학이 필연의 법칙에 따른다면 창조는 우연의 법
칙에 따른다. 생명의 출연은 ‘우연’이였다. 우주의 창조 차체와 최초의 생명의 출연과 또한
돌연변의의 출현은 필연의 과학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언제나 그것은 알 수 없는 우연한
일, 곧 창조였다. 생명은 하나의 기원에서 출발하여 모든 생명의 창조원리인 우연에 의해
새로운 돌연변이가 생겨나고 이후 ‘용불용설’이나 ‘적자생존’과 같은 필연적 법칙에 따라 하
느님의 섭리에 의해 진화되었다. 인간생명 역시 약 30-40억 년 전 하나의 원핵생물
(Prokaryotes)에서 시작하였다. 약 5억 년 전에 식물과 동물 등으로 생물군이 다양하게 진
화되었다. 한 때 물고기였던 인간은 3억 년 전에 물 위로 올라와 양서류가 되었고, 2억 년
전에 포유류가 되었으며, ‘사람 속’은 230-240만 년 전에 출현했고, ‘옛 인류’는 40만-25만
년 전에 나타났으며, ‘현생인류’는 아프리카에서 진화하여 최근이라 할 수 있는 5만-1만년
135) CCE. 2759, 참조.
136) CCE, 2780, 참조.
137) CCE, 2780, 참조.
138) CCE, 2782,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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