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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성 안에서 보고 있으며, 이로 인해 그들에게 있어서 역사는 하느님께서 우주 만물을
창조하시며 완성에로 이끄는 생태계 전체의 구원사가 된다. 이러한 사유 전통은 오직 인간
의 역사에만 관심을 기울인 채, 다른 창조물의 역사와 생존은 등한시함으로써, 생태계의 파
괴를 불러온 현대의 인류에게 창조된 모든 창조물은 하느님 구원사의 주체들로서 인간과
함께 하느님에게로 이끌리고 있음을 자각하게 하고, 인간뿐 아니라 다른 생태계의 역사에
관심을 기울이게 할 것이며, 인간이 역사를 펼쳐감에 있어서 생태계의 파괴보다는 생태계의
보존과 회복에 관심을 기울이도록 할 것이다. 115)
다) 정복과 발전의 역사관 극복
유다-그리스도교 전통사상이 가지고 있는 신정(神政)의 역사관은 물질 숭배를 극복하게
하고 자연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열어 줄 것이다. 인간이 역사를 하느님 중심에서 바라보
고, 또한 생태계 전체를 아우르는 시각을 견지할 때, 인간은 ‘맹목적 전진’보다는 ‘회복’을
그리고 ‘발전’보다는 ‘절제’를 추구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116)
현대인은 땅에 넘치는 재화가 인간에게 풍요를 약속하며, 대량의 무기와 첨단의 병기들이
자신들의 평화와 안녕을 보장해 준다고 믿고 있지만, 성경은 금·은 보화로 가득 차 있으
며, 군마와 병거가 즐비한 땅이 우상 숭배에 빠져 있다고 말하고, 이렇듯 비열해지고 천박
해진 인간을 용서하지 말 것을 하느님께 청하고 있다(이사야 2:7-10). 또한 현대인들은 자
원을 최대한으로 활용함으로써 부를 증대시키고 행복을 누리려 하지만, 성경은 빈 터 하나
남지 않을 때까지 집에 집을 더하고 밭에 밭을 늘려가는 자들이 불행하다고 말하고 있다
(이사 5,8). 117)
이렇듯 유다-그리스도교의 경전인 구약성경은 인간이 풍요와 쾌락을 쫒게 되면 결국 멸
망하게 된다는 것을 경고하면서 하느님의 창조 질서와 하느님의 통치 질서에 순응하며 살
기를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전통사상은 극단적인 자본주의와 물질만능주의 속에서 오직 물
질적 풍요와 육체적 쾌락만을 추구하며, 생태계의 무분별한 착취를 통해 필요이상의 재화를
쌓고, 온 인류와 생태계 전체를 파멸로 이끌 수 있는 가공할 무기를 축적하고 있는 현대인
이 발전과 풍요를 추구하기보다 생태계 전체와의 조화를 위한 절제의 삶을 살도록 이끌어
파괴된 생태계의 균형을 회복하는 길로 나아가게 할 것이다. 118)
4) 정의와 지혜의 신학이 가지는 생태학적 의미
115) 위의 글, pp. 84-85, 참조.
116) 위의 글, p. 85, 참조.
117) 위의 글, p. 85, 참조.
118) 위의 글, p. 85,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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