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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당성이 없다. 오히려 ‘이미 종교적 신앙을 상실한 근세의 정신이 자연을 착취하는 정당한

명분을 마련하기 위하여 자신들의 오랜 습관에서 구약성경의 첫 장에서 손쉽게 하나의 구
절을 찾아 축자적으로 해석하면서 악용했다’는 것이 더 적절한 설명일 것이다. 93)

다. 그리스도교의 생태영성

1) 창조 신학의 생태학적 의미

가) 생태계에 대한 인간의 소유권 포기

구약성경의 자연관은 현대의 인류에게 생태계에 대한 인간의 전적인 소유권을 포기할 것
을 촉구하고 있다. 생태계 위기에 빠진 현대인에게 필요한 것은 자연 만물을 창조하신 하

느님을 다시 찾고,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생태계의 조화와 평화의 길에 전적으로 순응하려는
자세를 회복하는 것이다. 94)

생태계가 하느님에 의해 창조되었다는 점에서 생태계는 인간의 관심사를 초월하여 그 자
체로 숭고한 가치를 지닌다. 모든 창조물은 하느님 은총의 흔적이며 하느님 사랑의 흔적이
기 때문이다. 이러한 유다-그리스도교적인 신관과 자연관이 사라졌을 때, 생태계는 무미건
조한 물리·화학물질이거나 유기체로 전락하게 되고, 주체인 인간 앞에선 하나의 대상으로

인식되며, 결국 생태계에 대한 무분별한 활용이 거리낌 없이 자행된다. 95)
현대인이 분명하게 깨달아야 하는 것은 자신에게 생태계를 마음대로 활용하고 이용할 수

있는 권한도 없고, 그럴만한 능력도 없다는 사실이다. 하느님 앞에 인간이 지금까지 행사해
왔던 생태계에 대한 주권(主權)을 다시 반환할 때, 파괴되고 있는 생태계의 창조 질서의 균
형은 회복되고 인간은 생명을 유지할 수 있게 될 것이다. 96)

나) 인간과 생태계의 동질성 자각

생태계를 창조하신 하느님의 절대적 주권에 대한 신앙은 그 자체로 인간이 생태계에 포
함되어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며, 또한 동시에 인간은 하느님의 뜻에 따라 같은 운명
공동체인 생태계를 보살펴야 한다는 당연한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다. 곧 인간이 창조 신앙

을 가지게 될 때, 하느님 앞에서 자연 만물과 같은 창조물이라는 것을 깨닫고 인간 이외의
자연 만물을 ‘형제’로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다. 97)

93) 위의 글, p. 43, 참조.
94) 위의 글, p. 61, 참조.
95) 위의 글, p. 61, 참조.
96) 위의 글, p. 62,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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