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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다-그리스도교의  경전인  구약성경은  이스라엘  백성이  하느님과  맺은  계약에  의해  율법

                  을  받았고  이를  지켜야만  한다는  신학을  전개함으로써,  인간이  생태계의  주인이  아니라  단
                  지  하느님과의  주종  계약  관계  안에서  지상의  삶을  영위하는  하느님의  ‘종’임을  명확하게

                  제시하고  있다.     103)
                    유다-그리스도교  전통사상에  있어  인간의  지상에  대한  관리는  하느님의  ‘선택’과  ‘계약’  그
                  리고  ‘율법’의  신학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지배자’로서가  아니라  ‘하느님의  종’으로서  그분에
                  게  위임  받은  소임인  것이다.  이렇듯  율법서는  인간이  땅에  대한  ‘지배자’의  위치에서  마땅

                  히  내려와  하느님께서  알려  주신  삶의  지침인  율법에  충실히  따르는  하느님의  종으로서,
                  자신들의  뜻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에  순명하는  삶을  살아가도록  촉구하고  있다.                       104)



                          나) 선물로서의  땅


                    이스라엘  백성은  이미  자신들이  땅을  갖기  이전부터,  다른  이들의  땅을  스스로  정복하고

                  자기들의  소유로  한다는  사고가  아니라,  하느님께서  선물로  주시는  땅으로  들어가  그곳에서
                  산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이스라엘에게  있어서  땅은  정복으로  획득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선물로  주신  것을  받음으로써  획득되는  것이었다.  특히  땅에서  거두어들인  모든
                  짐승의  맏배와  첫  소출뿐  아니라,  맏아들까지도  하느님의  것이라는  규정들은(레위  27,26),
                  자신들이  그  땅의  주인이  아니라  소작인임을  자각하는  행위였다.  특히  희년(禧年)의  규정(레
                  위  25,8-10)은  그  누구도  땅을  영원히  소유할  수  없음을  명확히  드러내  주고  있다.  곧  이

                  스라엘의  그  누구도  땅의  실소유주가  아니기  때문에,  그들이  땅을  사거나  파는  것은  다름
                  아니라  소출을  거둘  횟수를  사고파는  것이었다(레위  25,16).              105)

                    따라서  유다-그리스도교의  전통사상은  무분별한  영토의  확장을  위한  정복  전쟁뿐만  아니
                  라,  땅에  대한  전적인  지배권을  행사하며,  인간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무분별한  남용을
                  일삼고  있는  현대의  인류에게,  땅에  대한  전적인  착취와  무분별한  활용을  멈출  것을  요구
                  하고,  땅은  인간뿐만  아니라  모든  창조물의  생존을  위해  하느님께서  주신  명확한  계명의

                  원칙에  따라  선용되어야할  선물이라는  사고를  심어줌으로써  생태계의  파괴를  막고  창조  질
                  서를  회복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106)


                          다) 자원의  공동  소유  사상



                    율법서는  인간이  자신의  욕망을  무분별하게  채우기  위하여  낭비하며  사는  세상을  추구하
                  지  않고,  하느님  앞에  바르고  정의롭게  살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이스라엘의  율법은  인


                  103)  위의  글,  p.  71,  참조.
                  104)  위의  글,  p.  72,  참조.
                  105)  위의  글,  pp.  72-73,  참조.
                  106)  위의  글,  p.  73,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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