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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생태계 파괴에 대한 유다-그리스도교 전통사상의 책임론
생태계 파괴의 사상적 원인을 유다-그리스도교 전통사상에서 찾는 학자들은 창세기
1,26-28의 창조 기사를 들어 유다-그리스도교 사상이 ‘이원론’과 ‘인간중심주의’를 지니고
있으며 이러한 유다-그리스도교 전통사상의 영향으로 서구인들이 자연을 수단시 하여 정복
해야만 하는 대상으로 파악하였기 때문에, 자연 과학의 발전과 근대 산업 혁명에 따른 급
속한 산업화가 서구에서 시작되어 생태계 파괴를 가져왔다고 주장한다. 81)
반면 생태계 파괴에 대한 유다-그리스도교 전통사상의 책임론을 일정부분 인정하면서도
반론을 펴는 학자들은 생태계 파괴의 원인을 유다-그리스도교 전통사상에서 찾는 주장들이
성경을 편협하게 해석하고 있으며 서구의 역사를 지나치게 일반화시키고 있음을 지적한
다. 또한 유다-그리스도교 전통사상에 대한 책임론에 대해 전혀 근거 없는 주장이라 일축
82)
하는 학자들은 책임론을 주장하는 이들이 성경에 대한 편협한 축자주의 해석에 의존하고
있으며 해석이 실제 역사에 적용된 과정에 대한 설명도 타당성하지 않다고 비판한다. 또한
책임론이 근대의 ‘철학적 인본주의’와 성경의 ‘신학적 인본주의’를 명확하게 구분하지 못하
고 있음을 지적하며 생태계 파괴에 대한 유다-그리스도교 전통사상의 책임을 전적으로 부
83)
인한다.
2) 유다-그리스도교 전통사상의 책임론에 대한 검증
초기 그리스도인들이 구약성경에 뿌리박고 있었다. 그러나 예수님의 수난과 부활 이후에
이 새로운 종교는 유다교로부터 박해를 받았고, 새로운 공동체의 중심 희랍어를 사용하는
헬레니즘 세계로 옮겨가면서 결정적인 권위를 가진 예수님의 히브리 언명들은 모두 희랍어
로 전해졌다. 초기 그리스도교의 역사는 이렇듯 서로 다른 사유 체계를 가지고 있었던 헤
브라이즘과 헬레니즘이 그리스도교 안에서 종합을 이루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 종합
은 그리스도교의 고유성 안에서 헤브라이즘과 헬레니즘이 종합을 이룬 것으로 헤브라이즘
과 헬레니즘의 충돌과 결합의 결과로 비로소 그리스도교가 생겨난 것은 아니다. 그리스도교
는 처음부터 ‘나자렛 사람 예수’라는 원체험을 중심으로 유다교의 전통을 재해석하고, 헬레
니즘의 언어로 자신들의 체험을 체계화하면서 성장한 종교다. 84)
가) 사상적 검증
81) 존 캅(John B. Cobb, Jr., 1925-), 오이겐 드레버만(Eugen Drewermann, 1940-), 린 화이트(Lynn
White, Jr., 1907-1987), 카알 아메리(Carl Amery, 1922-2005).
82) 르네 듀보(René Dubos, 1901-1982), 존 페스모어(Johm Passmore, 1904-1984).
83) 로빈 도티(Robin W. Doughty, 1941- ), 알폰스 아우어(Alfons Auer, 1915-2005).
84) 앞의 글, pp. 18-20,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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