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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생태계에  대한  경외(敬畏)의  회복



                    시편과  지혜  문학의  책들은  인간의  참다운  지혜는  창조된  생태계에  대한  지식에  있는  것

                  이  아니라,  그  생태계를  창조하신  하느님에  대한  앎에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곧  창조하시
                  고  다스리시는  하느님에  대한  앎이  없을  때,  인간은  어리석은  길로  접어들게  되고  불행을
                  빠지게  된다는  것이다.       119)
                    유다-그리스도교의  전통사상은  인간과  생태계  안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일들을  하느님의

                  섭리  안에서  살피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하느님을  아는  것,  다시  말해서  인간이  하느님을
                  온전히  파악  할  수  없기에  그분을  경외(두려워)  하는  것이  모든  지혜의  근원이라는  점을  강

                  조하고  있다.    120)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세상은  일정한  법칙에  따라  규칙적으로  움직이는  자동  기계와  같은
                  어떤  것이  아니라,  초월적인  하느님으로부터  창조되고  다스려지는  알  수  없는  신비이며  경
                  외의  대상이었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생태계는  분석과  연구의  대상이  아니라  두려운  하

                  느님의  놀라운  작품으로서  찬미와  경탄의  대상이었다.                 121)
                    이러한  유다-그리스도교의  전통사상은  유물론적  세계관  혹은  기계론적  세계관에  사로잡혀

                  생태계의  물리  법칙과  화학  법칙을  찾아내어  인간의  삶에  풍요와  효율을  확보하고자  노력
                  함으로써  생태계의  파괴를  가속화하고  있는  현대인에게,  생태계를  이끄는  자유롭고  신비한
                  힘에  대한  사유를  회복시켜  줌으로써,  생태계를  놀라움과  감탄의  눈으로  바라보게  하고  생
                  태계에  대한  무분별한  파괴를  절제하도록  할  것이다.               122)



                          나) 무지에  대한  깨달음



                    시편과  지혜  문학은  창조주이시며  주재자이신  하느님의  전지전능을  강조하면서,  인간의
                  능력과  지식의  한계를  명확히  하고,  인간이  하느님  앞에서  겸손한  태도를  취할  것을  강조
                  하고  있다(욥  38-39장).  현대인은  인간의  지식이  최고도에  이르고,  생태계에  대한  인간의

                  통제  능력이  증대되는  것을  발전이라  여기며  그것을  바람직한  미래상으로  제시하지만,  시편
                  과  지혜  문학은  인간의  거만한  눈이  낮아지고  사람들의  교만이  꺾여  하느님께서  주권자이

                  심이  드러나는  세상이  바람직한  미래임을  전한다.               123)
                    사실  생태계에  대한  전적인  변형과  조작은  생태계를  창조한  하느님만이  할  수  있는  일이
                  다.  생태계에  대한  한정된  지식과  제한된  능력을  가진  인간이  생태계에  가하는  변형과  조

                  작은  원상태로의  ‘복구’와  ‘회복’을  전재하지  못한다.  인간에게는  자신이  변형시키고  조작한



                  119)  위의  글,  p.  96,  참조.
                  120)  위의  글,  p.  96,  참조.
                  121)  위의  글,  p.  96,  참조.
                  122)  위의  글,  p.  97,  참조.
                  123)  위의  글,  p.  97,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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