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2 - taquet_symposi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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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  타케  신부는  자신의  이름을  딴  ‘타케티(taquetii)’라는  이름을  붙인  식물들이  있다는

                  것이  큰  의미로  다가오지  않았을  것이다.  하느님의  영은  에밀  타케  신부가  모든  것이  하느
                  님의  것임을  느끼게  해  주었을  것이고  그의  영혼을  인간적인  공적보다  식물  자체의  신비로
                  움과  경이로움으로  안내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식물  표본의  수와  가는  곳마다  표본을  채집
                  했다는  기록은  에밀  타케  신부가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히  빛내고  있는  식물들의  광채에  이

                  끌렸고  그것에  매료되어  있었음을  증언한다.  그가  식물들에게  다가간  것은  창조주  하느님의
                  작품에  매료된  것이고  그  아름다움  속에  그것을  창조하신  분을  찬미하고  찬양하는  순간들
                  이었을  것이다.  각각의  식물들이  지닌  특징과  빛과  생명력을  세밀하게  바라보며  관찰하고
                  기록할  때  에밀  타케  신부는  경이로움  속에  빠져  있었을  것이다.
                    에밀  타케  신부의  식물  표본  작업은  생태계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이  어때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인간뿐만  아니라  모든  피조물은  하느님의  작품이다.  에밀  타케  신부의  작업은  위

                  대한  화가나  조각가가  만든  자연의  어설픈  모조인  작품을  애지중지하는  인간이  하느님의
                  작품을  대하는  태도는  마땅히  어떠해야  하는가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어떠한  작가도  심지어
                  사진가라  할지라도  자연이  지닌  본연의  색감과  말로  형언하지  못하는  창조주  하느님의  손
                  길이  찬연한  광채를  발하고  있는  모습이  지닌  아름다움을  다  담아내지  못한다.
                    우리는  애밀  타케  신부가  생태계를  바라보았던  영적  시선이  하느님의  창조되지  않은  은

                  총에  의해  에밀  타케  신부  안에  창조된  은총이었음을  확인한다.  그리고  우리  또한  같은  아
                  름다움을  보고  즐길  수  있기를  소망한다.




                        3) 생태계의  보존과  기록이  지닌  가치



                    에밀  타케  신부는  1908년  4월  14일  한라산  해발  600미터  지점에서  제주도  자생  왕벚나
                  무를  발견했다.  그  표본은  1912년  독일  베를린대학  쾨네  교수에게  보내졌고  쾨네  교수는
                  이  표본을  학술지에  최초로  등재했다.



                    왕벚나무는  아름답다.  봄이  되면  수많은  사람들은  벚꽃나무  길을  가족이나  연인과  함께
                  걷는다.  그들의  얼굴엔  미소와  설렘이  가득하다.  운전을  하며  도로변에  흐드러지게  핀  벚꽃
                  나무들과  나무들에서  흩날리는  벚꽃  잎을  바라보며  자신도  모르게  행복함을  느낀다.  봄철
                  제주의  벚나무들이  제주인에게  주는  기쁨과  행복감  등의  정서적  위안을  금전적  가치로  환
                  산한다면  얼마나  될까?  벚나무  없이  제주인들에게  그만한  기쁨과  정서적  위로를  주기  위해

                  서  도대체  얼마의  비용이  지불되어야  할지  계산할  수  있을까?  아무리  많은  비용을  들여도
                  봄철  제주  전역에서  제주인이나  관광객에게  왕벚나무가  주는  정서적  위안을  대신할  방법은
                  없다.  왕벚나무가  주는  정서적  위안은  왕벚나무가  아니면  그  어떤  것도  대신할  수  없는  말
                  하자면  대체불가의  가치를  지닌다.  자연은  이렇듯  금전적  가치로  대치하거나  환산할  수  없
                  는  가치를  지니고  있다.

                    에밀  타케  신부는  자생  식물이나  독특한  식물이  하느님의  보물로서  형언할  수  없는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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