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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다시 균형을 잡는 과정은 생태계에 대한 창조주 하느님의 전권을 원래대로 회복
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서 주권자로서의 ‘하느님’과 하느님의 종이며 창
조물의 형제인 ‘인간’이라는 균형 잡힌 시각을 다시 회복할 때, 생태계 균형의 회복도 기대
할 수 있을 것이다. 172)
2) 인간의 모상성(模像性)과 피조성(彼造性)의 불균형
생태계의 불균형을 가져온 또 다른 사상적 불균형은 바로 인간이 자신을 인식함에 있어
‘신적인 존재’라는 측면에 치우쳐 ‘창조된 조물’이라는 정체성을 망각한데 있다. 곧 인간이
신에 귀속된 존재임을 망각한 채, 공생해야 하는 자연을 형제요 자매로 돌보려하기 않고,
인간의 욕구 충족을 위한 하나의 자원이요 도구로 전락시켜 창조 질서를 거스름으로써 생
태계의 파괴가 자행된 것이다. 173)
따라서 생태계의 균형을 회복하려는 사상적 노력은 하느님을 대체하고 하느님의 위치에
서 있는 인간에 대한 이해를 바로잡아 다시 하느님의 창조물로서의 인간이라는 위치로 이
동시켜, 인간 이해에 있어서 하느님의 모상성과 하느님으로부터 창조되었다는 피조성이 서
로 균형의 상태를 이루는 방향으로 전개되어야 한다. 이렇게 인간 이해에 있어서 ‘모상성’과
‘피조성’이 균형을 이룰 때, 결국 생태계도 균형을 이룰 수 있게 될 것이다. 174)
3) 자연에 대한 인간의 순응과 정복의 불균형
생태계의 균형을 파괴시킨 또 다른 사상적 이유는 인간이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감에 있
어 주어지는 환경에 대한 순응과 정복의 노력이 균형을 이루지 못하고, 무조건 주어진 환
경을 정복하고 극복하는 것이 선(善)인 것으로 생각하는, 곧 자연의 정복과 운명의 극복을
미덕(美德)으로 평가하는 사상적 불균형 상태 때문이다. 175)
생태학계의 일부에서는 성경의 자연에 대한 지배 명령이 자연의 착취를 조장하였다고 주
장하지만, 성경은 지속적으로 하느님의 뜻과 하느님의 이끄심에 인간이 온전히 순명하고 순
응하기를 요구하고 있으며, 인간의 전적인 자유와 방종을 하느님과 맺은 주종 계약과 계약
의 조문인 율법을 통해 명확하게 한정하고 있다. 율법은 인간이 자연을 활용함에 있어서
그 한계가 무엇인지를 명확히 밝히고 있으며, 생명의 소유권이 오직 하느님께만 유보되어
있음을 명백히 하고 있다. 176)
현대는 자연에 대한 순응보다 자연의 정복과 극복이 우선시 되는 사상적 불균형 상태에
172) 위의 글, p. 46, 참조.
173) 위의 글, p. 47, 참조.
174) 위의 글, pp. 47-48, 참조.
175) 위의 글, p. 48.
176) 위의 글, p. 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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