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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문]
에밀 타케 신부의 식물학적 업적에 대한 생각
송 관 필 박사(제주생물자원연구소장)
에밀 타케 신부가 제주도 식물에 많은 영향을 준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과거
우리의 식물은 약초의 구분, 먹거리의 구분, 목재의 구분과 땔감 등의 사용처로 생각했을
뿐 체계적인 분류체계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서양(유럽)에서는 17세기부터 체계적으로 생
물을 분류하는 방법을 고안하는 연구가 시도 되었고, 18세기에 칼 폰 린네에 의해 이명법
이 만들어지고 현재에 이르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방법이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19세기 말 서양문물이 활발하게 들어오게 되면서 조금씩 배우게 되는데,
특히 제주도의 식물을 전 세계에 알리게 된 게기는 에밀 타케 신부의 역할이 크다고 할 수
있다.
본 행사의 발제인 ‘에밀타케 신부의 식물학적 업적과 제주 식물의 가치 전승 방향’ 은 우
리 제주도의 식물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식물과 제주도를 포함한 대한민국이란 작은 나라
를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중요한 증거자료를 만들고 알리는데 기여한 여러 외국인들에
대한 소개를 하고 있다. 이는 식물학적인 측면에서 중요한 역사적 사실이며, 현재 우리가
부르고 있는 식물명이 탄생한 배경을 잘 설명해주고 있다.
특히 학명의 구조를 보면, 구상나무의 학명이 Abies koreana E. H. Willsn이다. Abies는
속명이고 koreana 는 종소명이며 E. H. Willsn은 이를 명명한 사람이다. 보통 학명은 명명
자를 제외하여 기울여 쓰거나 밑줄로 표기한다. 구상나무의 경우 Abies 속 식물 중에서 우
리나라에서 처음 발견하여 제작된 표본에서 기인하였다하여 ‘koreana’라는 종소명을 사용한
것이다.
이를 이용하여 이번 발제의 자료에서 한라부추(Allium taquetii H.Lev. & Vaniot), 좀갈매
나무(Rhamnus taquetii H.Lev.), 애개장구채(Silene taquetii H. Lev.), 돌가시나무(Rosa
taquetii H.Lev), 큰각시취(Saussurea taquetii H.Lev & Vaniot) 등의 학명을 보면 종소명이
타케신부를 지칭하는 이름이다. 이외에도 제주큰물통이, 겨이삭여뀌, 뽕잎피나무, 한라산진
달래, 한라노루오줌, 사슨딸기, 송금나무, 섬잔대, 가세덜꿩나무, 갯취, 해변취, 섬거북꼬리
등 제주의 식물에 타케신부의 이름이 많은 것은 그만큼 영향이 많았다는 단적인 증거인 것
이다.
타케신부의 역할은 제주의 식물을 잘 아는 학자를 통해 새로운 이름을 부여하는 작업을
수행한 것이고 이를 통해 제주를 세계에 알린 것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우리의 역할은 더 많은 연구를 통해 보다 좋은 정보를 생산하고 이를 세계에 알리
는 일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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