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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9일 시노드 여정을 시작하기 위해 ‘성찰의 시간’을 주재한 프란치스코 교황지난 10월 9일 시노드 여정을 시작하기 위해 ‘성찰의 시간’을 주재한 프란치스코 교황  (Vatican Media)

신학자 코다 몬시뇰 “시노드는 공의회 이후 가장 중대한 사건”

“2000년 교회 역사상 처음으로 하느님 백성 모두가 참여합니다.” 2021-2023년 세계주교대의원회의(주교 시노드) 신학위원회 위원 피에로 코다 몬시뇰은 10월 9일 프란치스코 교황의 주교 시노드 개막 연설과 관련해 시노드에 참여하는 것은 “정체성에 관한 문제이지 겉치레에 몰두하는 게 아니”라고 설명했다.

Fabio Colagrande / 번역 이창욱

“저는 다시 한번 시노드가 의회나 여론조사가 아니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10월 9일 바티칸 새 시노드 홀에서 “공동합의적 교회를 위하여: 친교, 참여, 사명”이라는 주제로 열린 2021-2023년 세계주교대의원회의(주교 시노드) 제16차 정기 총회의 개막 행사 ‘성찰의 시간’ 동안 연설을 통해 이 같이 말했다. 교황은 이튿날인 10월 10일 공동합의성에 관한 주교 시노드를 개막하는 미사에서도 이와 유사한 내용을 거듭 강조했다. 교황은 시노드가 교회의 “대회(convention)”, “연구 모임”이나 “정치 모임”이 아니라 은총의 사건, “성령께서 이끄시는 치유의 과정”이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2021-2023년 주교 시노드 신학위원회 위원이면서 최근 교황청 국제신학위원회 총무로 임명된 피에로 코다(Piero Coda) 몬시뇰에 따르면, 교황의 발언은 공동합의성과 참여에 관한 논지를 명확히 드러낸다. 곧, “민주화의 선택”이 아니라 “심오한 정체성의 문제”인 것이다. 이탈리아 북부 토스카나에 위치한 로피아노의 소피아 대학 교수 겸 신학자 코다 몬시뇰은 이제 막 바티칸에서 개막한 시노드가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가장 중대한 교회 사건”이라고 말했다. 코다 몬시뇰은 「바티칸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2000년 교회 역사상 처음으로 하느님 백성 모두가 참여하도록 부름받은 시노드”라고 설명했다.

이하 피에로 코다 몬시뇰과의 일문일답:

어째서 교황님은 시노드와 의회의 구분을 이토록 크게 강조하실까요?

“오해의 위험이 있습니다. 교회의 삶에서 공동합의성을 빛나게 하는 것은 다수와 소수의 게임이 결정하는 일종의 민주화를 의미한다고 생각할 위험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그런 것이 아닙니다. 교회는 성령의 사건이며, 따라서 시노드의 참된 주인공은 바로 성령이십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말씀하시는 바와 같이, 성령께서 다양성을 어우러지게 하시고, 화해시키시며, 당신 교회 안에 살아계시고 현존하시는 그리스도 자체이신 일치 안으로 모으십니다. 그러므로 공동합의적 과정을 실행한다는 것은 교회가 무엇을 위한 교회인지 실행에 옮긴다는 걸 의미합니다. 곧, 길을 떠나는 하느님 백성, 세상에 봉사하기 위해 일치로 수렴되는 다양성의 교향악입니다.”

교황, 시노드 개막 미사 “시노드는 은총의 사건입니다”

이것이 교황님이 성체조배 기도의 필요성, 성령께 귀를 기울일 필요성을 많이 강조하시는 이유인가요?

“교황님은 공동합의적 과정을 시작하는 개막 연설과 미사에서 성체조배 기도가 장려돼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이런 상황이 제게 감명을 줬습니다. 교황님은 성령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아버지의 헤아릴 수 없는 사랑의 신비로 우리를 열어 주시는 그리스도께 대한 경배에 우리 각자의 마음과 지성을 여는 것이 그리스도 안에서의 삶의 본질임을 떠올려 주십니다. 바로 이것이 ‘경배’의 의미입니다. 다시 말해 열려 있는 것, 감사하는 것, 우리가 모든 것을 아버지의 사랑으로부터 받는다는 것을 깨닫는 것입니다.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우리를 가장 먼저 사랑하시고, 그 결과 우리는 다른 이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다른 이들에게 당신 사랑을 다시 선물하도록 부름받았습니다. 바로 이것이 교회 생활의 뿌리이며, 공동합의적 과정의 뿌리이기도 합니다.”

왜 하필 공동합의적 교회에 관한 시노드인가요?

“너무 지나치게 강조하고 싶지는 않습니다만, 이번 주교 시노드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가장 중대하고, 가장 전략적인 교회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공의회는 우리로 하여금 있는 그대로의 교회를 재발견하게 했습니다. 곧 성부, 성자, 성령의 이름으로 일치, 그리고 친교와 사명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새로운 에너지와 경험을 발견했던 여정을 마치고, 이제 한 걸음 더 나아갈 준비가 돼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교회의 친교와 사명이라는 표현을 통해, 세례성사의 은총으로 그리스도의 신비에 참여하는 삶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공동합의성에 관한 시노드를 거행한다는 것은 다른 많은 모임처럼 한 가지 주제를 다루는 게 아니라, 모든 이가 참여할 때 구체적이고 역사적으로 뚜렷해지는 친교와 선교 사명으로서의 교회의 가장 심오한 정체성에 관해 살펴보는 것입니다. 사실 교회는 모든 이, 특히 가장 보잘것없는 이들, 버림받은 이들, 우리 시대의 실존적이고 영적인 변방에 있는 이들을 어깨에 짊어지고 모든 이로 하여금 자신들의 마음을 나눌 수 있게 함으로써 모든 형제자매들을 섬기게 될 때 그렇게 될 것입니다.”

교황 “시노드는 모든 이가 참여하지만 성령께서 주인공이십니다”

‘참여’라는 주제와 관련해 교황님은 개막 연설에서 이는 “형식이 아니라 신앙의 문제”라고 강조하셨습니다. 왜 이렇게까지 상세히 설명하신 거죠?

“제 생각에 교황님은 참여가 단지 선택이 아니라, 우리가 ‘정치적으로 올바르고’ 어느 정도 함께 공유할 역량이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말하자면 겉치레에 몰두하는 교회를 말하는 게 아니라고 강조하고 싶으셨기 때문입니다. 참여는 심오한 정체성의 문제입니다. 사실 우리는 그리스도의 유일한 신비체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신약성경이 표현하듯이, 우리는 그리스도와 공동 상속자입니다. 성부께서 성령 안에서 우리에게 베푸시는 무한한 사랑의 선물에 대한 공동 상속자들이죠. 그리스도의 희망 안에서 믿음과 사랑이라는 은총의 삶에 참여하는 것을 행동으로 옮기든지, 아니면 세례성사의 은총으로 인해 우리가 마땅히 되어야 할 존재에 이르지 못하든지 둘 중 하나입니다. 따라서 참여는 정체성에 관한 문제이지 겉치레에 몰두하는 게 아닙니다.”

시노드는 지금까지 세례 받은 모든 이가 교회의 발전에 온전히 참여하지 못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나요?

“이 상황은 역사적으로 사실입니다. 제이천년기에서 오랜 세월 동안, 그레고리오 개혁부터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 이르기까지 교회 내에는 교회의 역사적 성장, 성숙, 교회 선교 사명의 필요성을 위해 근본적으로 피라미드형인 교계중심적 시각이 우세했습니다. 이는 종종 하느님 백성 안에 현존하시는 성령의 온갖 기운을 가치 있게 평가하지 못했습니다. 비록 위대한 성인들이나 영적 쇄신의 큰 운동들이 있었음에도, 그리스도의 백성에 속하는 모든 구성원을 완전히 참여시키지 못한 것입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통해 우리는 교회의 보편적 성화 소명을 말하게 됐습니다. 우리 모두는 하느님 백성으로서 동일한 존엄성을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신약성경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듯이, 역사적 순간인 카이로스(Kairòs), 다시 말해 하느님의 때는 바로 지금입니다. 우리는 모든 이의 구원을 위해 세상에 존재하는 교회의 사건 자체인 이 크나큰 은총의 사건에 모든 이로 하여금 직접적으로 공동책임을 지게 하시는 성령의 활동에 우리 마음을 열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이번 주교 시노드는 하느님 백성에게 귀 기울이는 것을 구조로 한 메커니즘에 따라 펼쳐지는 첫 번째 주교 시노드이기도 한데요. (...)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성 바오로 6세 교황님이 바라신 주교 시노드의 제도적 쇄신을 위해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반포하셨던 새 교황령 「주교들의 친교」(Episcopalis communio)에서 정의하고 있는 것처럼, 이번 주교 시노드는 세 단계로 규정되는 확실히 새로운 형태로 전개됩니다. 먼저 지역 교회에 몸담고 있는 모든 하느님 백성의 참여 단계입니다. 그 다음은 참되고 고유한 의미에서 주교들의 시노드가 거행되는 단계입니다. 이 단계에서는 하느님 백성에게 귀를 기울이는 데서 나오는 모든 청원과 제안이 수집됩니다. 그 다음 수용 단계에서는 지역 교회로 되돌아가 이를 수용하고 부각된 근본 차원에 대해 창의적인 해석작업을 합니다. 우리는 이번 주교 시노드가 이 같은 여정의 역동적인 과정 때문에 새롭다는 점, 그리고 이러한 종류의 행사가 2000년 교회 역사상 처음으로 모든 하느님 백성이 참여하도록 부름받은 사건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느님께 감사를 드려야 하고,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헌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누구도 창밖을 내다보듯 방관하지 않고 기회를 놓치는 일이 없도록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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