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본당 제3대 주임을 지낸 에밀타케(Emile Joseph Taquet. 한국명 엄택기. 1902-1915 재임) 신부는 성직자이면서 식물학자로 더 알려져있다. 1908년 4월 15일 한라산 관음사 인근에서 자생 왕벚나무를 발견, 유럽학계에 보고함으로써 왕벚나무의 원산지가 제주라는 사실을 세상에 알렸고, 섬잔대, 한라부추, 반들고사리, 사슨딸기, 해변취, 한라꿩의 다리, 객취 등 수많은 식물 표본을 채집하여 유럽 식물학계에 발표하였다. 또한 일본 아오모리에서 사목하는 프랑스 출신 포리(Faurie. R. P 1847-1915) 신부로부터 온주밀감 묘목 14그루를 들여와 서귀포지역이 감귤 주산지로 성장하는 기틀을 마련하였다. 지금 서홍동 면형의 집에는 그때 심은 14그루중 1그루가 남아있다.
대구대교구청에 있는 왕벚나무 3그루는 타케신부가 대구 성유스티노신학교 교수(재임 1922. 10.2-1940. 7. 20) 재임시 식재한 것으로 최근 밝혀졌다.
이렇게 제주의 가치를 빛낸 사목자이며 식물학자인 타케신부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제주교구에서는 서귀포본당(주임 현요안신부) 주관으로 4월 17일 오전 10시 30분 서귀포성당에서 '타게신부 기념사업추진위원회 창립행사' 를 열고 첫 발을 내디뎠다. 창립행사는 기념미사, 기념사업 추진계획 설명(현요안신부), 자문위원 위촉장 수여, 왕벚나무 후계목 기념식수, 추진위원·자문위원 간담회 순으로 진행됐다.
오늘 기념식수한 왕벚나무는 지난해 4월 국립산림과학원이 기준 어미나무로 명명한 한라산 관음사 지구 왕벚나무에서 복제한 5년생 후계목이다.
총회에서 추진위원장에 오충윤(야고보. 본당 총회장), 부위원장에 강성현(바드리시오. 빈첸시오회장) 씨를 선출하였고, 문창우신부(신성여중 교장) 외 7명을 자문위원으로 위촉하였다. 주요사업으로는 ▲ 타케신부의 거리 명명 추진(송산동사무소-서귀포성당 300m 구간) ▲타케신부 기념비 건립 ▲타케신부 기념관 건립 ▲타케신부의 날 지정 ▲왕벚나무 가로수길 조성(하논성당터-면형의 집) 등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기로 의견을 함께했다.
서귀포본당은 지난 1월 27일 타케신부 기일(1952. 1. 27 대구대학교에서 선종) 을 맞아 처음으로 기일미사를 봉헌하며 사업의 시작을 알렸고, 대구대교구는 4월 4일 대구가톨릭대학교에서 '에밀 타케 신부의 왕벚나무 통합 생태론 컨퍼런스' 를 개최한 바 있다.
기사·사진 : 가톨릭신문 제주지사 이창준(시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