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0일(목) 밤 9시부터 11시까지
금악 새미 은총의 동산 삼위일체 야외성당에서는 사목위원회(위원장 고병수 요한 신부)가 주최하고 치명자의 모후 Re.(단장 좌영임 젤마노)에서 주관한 ‘2011 교구 묵주기도의 밤’
행사가 열렸다.
교구 사제, 수도자, 평신도는 물론 일본 교토교구 총대리 신부와 신자, 서울과 광주·대구대교구·수원·대구·대전교구 신자와 강정 주민등 약 3,000명이 참석한 이 행사는 강우일 베드로 주교 주례의 생명·평화 미사로 시작되었다.
강우일 베드로 주교는 강론을 통해 성모님과 함께 기도하는 밤이 되기를 바라면서 환희신비 1단부터 5단의 내용을 보면 ‘환희’라기 보다 ‘황당함이고 난감함’, ‘고통’의 연속이었으나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고서야 진정으로 ‘복을 받은 여인’임을 깨닫게 되었음을 알게 된다고 말씀했다. 그리고 10년 전, “주교 착좌식을 마치고 중앙주교좌성당 마당에서 바라본 하늘이 무척 파랬다. 내 삶도 이렇게 파랗겠구나 여겼는데 그렇지 못했다”면서 주교관 주변의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이제는 꾀꼬리 노래 소리도, 감귤꽃 향기도 옛일이 되고 말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제주자연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감탄하고 감사하면서 생활했는데 연산호, 붉은발말똥게 등 서식처로서도 보호되어야 할 강정마을 해안에 콘크리트를 쏟아 부어 강대국의 군사 전초기지를 만들겠다는 현실이 너무 암담해 이를 반대해 오게 됐음을 피력했다. 이
과정에서 겪은 도전은 생애에 있어서 받아본 적이 없는 것으로, 여러 경로를 통해 설득하려 하고 교우들이나 특히 한국교회의 지도층, 정치권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의 반발도 거세었음을 확인하면서 로마 교황청에까지
알려서 압박을 행사하도록 했다는 사실이 있었음을 확인하기도 했다. “그러나 저는 거리낄 것이 없다. 교황님들의 평화에 대한 가르침, 생명에 대한 가르침을 실현시키고자 했을 뿐이기 때문이다. 성모님도 예수님을 잉태하셔서 여러 고초를 겪으셨다. 하느님
말씀을 받고 따르면서 살아가려면 성모님처럼 고초를 겪어야 할 일이 많은 것 같다”고 하면서 “성모님께서 예수님의 부활에서 그 고통을 씻겨내고 환희를 느꼈던 것처럼 그 고통의 길을 가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생명·평화 미사 끝에 구속 수감중인 강동균 강정마을회장의 부인 정순선씨는 신자들에 대한 인사말을 통해 제주해군기지 반대 투쟁에 강우일 주교님을 비롯하여 모든 신부님, 수녀님, 제주교구 모든 신자들이 온갖 고난과 역경을 무릅쓰면서 선뜻 나서주시고 함께 울고 웃으며 베풀어 주신 은혜에 감사함을 표했다. 그리고 “해군기지 건설로 마을주민들이 더 이상 아프지 않게 해주십시오. 그리고 지금 저들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깨닫도록 해 주십시오. 그리하여 온갖 생명이 활기차고
평화가 넘치는 생명·평화의 강정, 구럼비가, 강정마을이
되게 해 주십시오”라고 전했다.
2부 행사인 묵주기도 행렬은 사제단, 수도자, 평신도 순으로 행진했다. 이날 행사는 한반도 긴장완화와 평화의 섬 실현, 강정마을 공동체 회복, 감옥에 갇힌 강동균
마을회장과 이 땅의 모든 양심수들을 위해 모두 함께 기도하면서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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