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하천들은 우리에게 이렇게 부르짖는다.
‘나는 마르지 않았다. 나는 생명의 젖줄이다’라고.
제주교구 생명위원회(위원장 현문권신부)는 7월 23일 제주참여환경연대(공동대표 대효, 허진영, 최현)와 공동으로 제주도 개발과정에서의 환경파괴 현장인 ‘천미천’을 탐사하였다.
‘한라산 만인보(萬人步. 많은 사람이 걷는다는 뜻) 기행’에 참가한 40여명의 회원들은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리에 위치한 제주에서 가장 긴 천미천의 하천정비사업구간(원형 훼손된 곳)을 출발하여 자연하천구간(원형 보존한 곳)까지 10㎞를 걸으며 홍수방지를 이유로 무참히 파괴된 아름다운 이 땅의 참혹함을 목격하였다.
원형이 보존된 자연하천구간에는 큰 바위들이 남아 있고 물이 흐르며 나무숲이 울창했지만, 원형이 파손된 하천정비사업구간에는 하천 양 옆으로 제방만 쌓여있고 바닥에 있던 물웅덩이가 없어졌으며 울창한 난대림은 깨끗이 제거되었다.
탐사에 참가한 홍석준(야고보. 신제주본당)씨는 "마치 토건업자의 배만 불리는 제주판 4대강 사업을 보는 듯 하다"며 "남은 구간만이라도 더 훼손시키지 말고 보존해주기를 바란다"고 걱정했다.
제주도의 하천 길이는 총 257㎞이다.
하천 정비사업으로 훼손된 하천과 자연하천탐방을 마친 생명위원회는 앞으로 ‘골프장 건설현장’, ‘곶자왈(원시림에 가까운 나무숲지역을 일컫는 제주 사투리)훼손지역’, ‘해안매립과 해안선 파괴지역’, ‘보존이 필요하지만 개발압력에 놓인 한라산과 송악산’ 등을 탐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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