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에는
예수님이 세찬 바람과 함박눈이 춤을 추는 서귀포시 강정마을에서 탄생하였다. 제주교구
평화의섬특별위원회(위원장 김창훈 신부)가 주최하고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고병수 신부)가 주관한 '제주 생명평화를 지키기 위한 성탄절 미사'가
12월 25일 오후 3시 해군기지건설예정지인 강정마을 중덕해안에서 교구사제단
공동집전, 강우일 주교 주례로 봉헌 됐다. 평화의 섬특별위원회는 초대의
말씀에서 "지난 수년간 이고장 제주는 해군기지 문제로 아픔과
상처가 깊게 드리워졌으며, 정부는 4.3의 고통을 넘어 상생과 평화의
섬으로 거듭나고 천혜의 자원과 아름다운 자원의 보고가 되길 바라는
도민들의 염원과 호소를 외면함으로써 그 울부짖음이 하늘에 닿고 있다"고
전제한 뒤 "이에 천주교제주교구는 정부와 해군이 이제라도 제주도민과
강정주민들의 염원에 진심으로 귀 기울여서 이 고장 제주가 동북아의
평화의 중심이 되어 한반도의 긴장완화와 국익을 담보하고 축복받은
평화의 섬으로 거듭나길 기원하면서 인류의 구세주로 오신 예수님의
탄생을 경축하는 성탄절에 제주의 생명과 평화를 기원하는 성탄절미사를
거행하게 되었다"고 그 당위성을 설명했다. 제주교구 사제단을
비롯하여 수도자, 평신도, 강정마을 주민, 올레꾼 등 850여명이 참석한
미사 강론에서 강우일주교는 "오늘 탄생하신 아기예수는 신분을
감춘채 포대기에 싸여 가장 낮은 자세로 이 세상에 오셨다. 우리는 정부와
제주도에서 버리다시피한 가장 작은 강정마을이 3년 8개월 동안의 군사기지
반대투쟁을 끝내고 예전의 평화스런 마을로 돌아갈 수 있도록 기도하기
위해 올들어 가장 추운 날 이 자리에 모였다"고 말했다. 한편
평화의 섬특별위원회에서는 하느님께서 주신 자연을 보존하고 평화를
지키기 위한 묵주기도를 지난 12월 17일부터 매일 낮 12시에 강정마을
중덕바닷가에서 바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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