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본당
2005년, 독일에서 열린 세계청년대회를 평화방송을 통해 접하면서 나도 다음에는 꼭 참가해보리라는 다짐을 하였다. 그리고 그 때에는 세계에 흩어져 사는 사람들을 한 곳에서 만나고, 그들과 어울리고, 새로운 체험을 해 본다는 것! 그것이 전부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작년 KYD 가이드봉사를 하면서 성령에 의지하며 하느님의 따뜻한 친절을 본받아 만족스러운 봉사를 참가자들에게 베풀 수 있었지만, 가장 아쉬웠던 것은 하느님과 나의 진실한 시간이 별로 없었고 찬미로 한데 모인 우리가 하느님과 자신과의 관계보다는 타지역 사람과의 두터운 관계만을 바랐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 세계청년대회를 통해 하느님과 나와의 관계를 간구하고 KYD때 보여주셨던 구름십자가와 같은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닌, 보이지 않아도 느낄 수 있는 하느님의 사랑과 은총을 간절히 체험하고 싶었다. 세계청년대회에 참가하면서 가장 두려웠던 부분은 바로 언어적인 문제였다. 사실 학교에서 배운 영어로도 의사소통이 가능하겠지만, 문제는 자신감이었다. 내가 못 알아들으면 어떡하지? 내 뜻이 이게 아닌데 상대방은 다르게 이해하는 것은 아닐까? 등 호주로 가는 비행기안에서부터 불안해하고 있었다. 그러나 홈스테이 가족과의 만남 후, 짧은 문장과 단어로도 충분히 의사소통이 되고, 나중에는 농담을 주고 받는 내 모습을 보면서 내가 하느님을 초대하지 못하고 내 능력과 자신에만 의존하고 있었음을 깨달으면서, 하느님의 이름으로 모인 우리가 이렇게 쉽게 통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성령의 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교리교육은 3일에 거쳐서 세분의 주교님과 함께 하였다. 처음에는 각 교구별 선택된 패널들의 신앙 나눔을 듣고 이후에 주교님의 강의와 미사로 이루어졌다. 나에겐 교리교육이 큰 도움이 되었다. 그 중 권혁주 주교님께서는 성경과 기도의 중요성을 일깨워주시면서. “똘레레제(집어라,읽어라)” 성 아우구스티노 성인의 이 말씀을 해주셨다. 6월부터 창세기 성경공부를 시작한 나는 성경이 어렵다고 느껴 포기할까 하는 생각도 있었다. 그러나 언젠가 내 마음의 밭에도 주님의 말씀 씨앗이 잘 자라 열매를 맺을 것을 확신하면서 앞으로 기도와 용서와 사랑으로 내 마음의 밭을 잘 가꾸고 성경공부도 꾸준히 하여 항상 삶 속에서 주님의 말씀과 함께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내가 대회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시간은 바로 십자가의 길이었다. 십자가의 길은 주교좌성당에서 바랑가루까지 약 3시간 동안 이루어졌는데, 비록 연기자였지만, 스크린을 통해 바라본 예수님의 슬픈 눈빛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나의 십자가는 무엇일까? 내 십자가는 바로 욕심과 질투였다. 이번 대회에서도 나는 서로가 얻은 것을 비교하게 되고, 질투하게 되었다. 사람에게는 각자의 달란트가 있고 각자의 몫이 있는데 나는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큰 것만 추구하려 하고 있었다. 이번 대회를 통해서 서로의 몫을 이해하고 내 것을 포기하며 상대방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넓은 마음을 갖는 것이 내 삶의 숙제로 남았다. 사실, 이번 세계청년대회를 축제를 즐기는 것이 아니라, 무엇인가를, 큰 깨달음만을 얻으려는 집착에서 헤어나오지 못해 괴로운 시간도 많았다. 그러나 이제와 시간을 거슬러보니 그 순간순간 나는 하느님과 만나 축제를 즐기고 있었다. 지하철 안에서 많은 외국인들과 알렐루야를 노래한 일, 교황님 얼굴 자세히 보려고 자캐오처럼 쓰레기통 위에 올라갔던 일, 밤샘기도 때 전날 만난 참가자와 또 옆자리에 앉았던 일, 옆에 앉은 외국인과 한국과자를 나눠먹은 일, 선물을 교환하던 일, 하느님의 향한 32만명의 찬양 등 이 축제가 하느님께서 보시기에 참 좋았던 일임을 확신한다. 폐막미사 중 교황님 강론 중에 기억나는 딱 한마디가 있다. “성령이 여러분에게 오시는 데 마음을 열어 성령의 힘을 받으십시오” 이상하게 이 말이 계속 머릿속에 맴돈다. 이 말씀이 내가 앞으로 신앙생활을 하고 살아가는데에 길을 밝히는 등불이 되리라는 것을 확신한다. 주님. 참가자 모두가 이번 대회를 통하여 성령의 힘을 받아 그리스도의 증인이 되어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좋은 벗이 되게 하소서. 아멘+
은 총 화북본당
친구를 통해서 알게된 WYD. 함께 신청을 했다. 신청서를 보니 KYD봉사자를 우선순위로 선발한다해서 난 그저 한번 신청서를 내보자는 어차피 되기 어려울거 한번쯤 시도는 해보자 생각해서 신청서를 작성했다. 종교 자체를 달갑지 않게 생각하는 아빠를 설득시킨후에야 쓸 수 있었다. 그때부터 내게는 아직도 어색한 단어지만 은총이 함께 했던거 같다. WYD참가 확정이 은총의 시작이였다. WYD를 위해서 모든 참가자들이 함께하는 준비모임들. 그 때는 친구를 따라 그냥 성당한번 가보자는 생각이였기 때문에 모든게 다 어색하고 불폈했었다. 그래서 준비하는 그 기간에 가기 싫어서 많이 고민했던 적이 있었다. 내가 가지고 있던 예비자라는 명찰. 이 명찰 때문에 정말 가고 싶었했던 그 어떤 한분이 이 대회 참가를 못하게 되었구나라는 생각이 정말 많이 들었다. 차라리 내가 안가는게 낫지, 내가 가서 뭐해. 간다고 뭐 많이 달라지겠어 라는 생각들. 하지만 교리를 본격적으로 받기 시작한때부터 조금씩 가기싫다는 마음이 없어졌고 지금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참가자모두가 함께한 연수도 마치고 드디어 출발하는 날. 너무나 많이 떨렸다. 이런 기회가 내게도 오는구나. 이제 진짜 가는구나. 거의 7개월동안 기다렸던 그곳에 내가 가는구나. 들뜬 마음으로 출발했다. 그 곳에서도 은총은 멈추지 않았다. 좋은 사람들과의 만남도 은총이였고, 또한 전 세계에 이렇게도 많은 청년들이 모두다 같은 마음가짐으로 이곳에 이렇게 모였구나라는 나도 모르게 나오는 감탄또한 너무나 큰 은총이였다. 얼굴과 피부색이 달라도 그 안에 마음은 모두다 같다는게 너무나 놀라웠다. 그게 너무나 부러웠다. 나로서는... 우리 제주교구를 보더라도 그게 너무나 부러웠고 샘이 났었다. 나도 이런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다 말하기에는 이 사람들보다는 너무나 작아서 부끄러웠다. 하지만 조금이나마 있었다고 말할 수 있다. 조금은 당당하게. 여기에서는 도저히 용기가나지 않아 잘 하지 못했던 찬양도 정말 신나게 했고, 율동도 즐겁게 했다. 이 모든게 내 마음에서 우러나와 했다는 사실이 너무 신기했고 지금도 신기하다. 말씀 공부도 새로운 무엇인가를 배운다는 들뜬 마음에 너무너무 값진 공부가 되었었다. 이 모든 것이 내게 전율을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그래도 가장 기억에 남고 가장 큰 전율을 느꼈을 때는 교황님을 내가 그것도 내가 직접 내 눈으로 보게 되었을 때였다. 아직도 그 전율이 느껴진다. Viva를 연신 외쳐대던 청년들의 소리가 아직도 귀에 맴맴돌고 있다. 내게는 평생 멀게만 어쩌다 가끔 인터넷이나 TV에서나 보게 되리라고만 생각했었는데 내가 그 분을 보게 된 것이다. 교황님을 맞이하고 함께 밤샘기도를 드리고 대회에 마지막 폐막미사를 함께하는 영광을 아니 은총을 받았다. 폐막미사는 내게 너무 많은 아쉬움의 기억으로 남게 되었다. 폐막미사 전까지는 별다른 생각이 없었다. 난 아직 예비자이기때문에 성체를 모실 준비가 아직 안되었으니 당연하다는 생각으로 여태껏 미사를 보아왔지만 이 폐막미사때는 눈물이 나버렸다. 왜 이렇게 늦게 시작한걸까? 좀만 더 일찍 시작할 걸 이라는 후회가 너무나 컸다. 그때는 다른 청년들이 성체를 모시는 모습을 외면해버렸다. 고개를 숙이고 그 장소를 빠져나왔다. 아직은 내가 이들과는 많이 다르구나. 아직은..아직은.. 그날따라 예비자라는 명찰이 어찌나 원망스럽고 밉던지. 집에 가는 동안에도 온통 그 생각 뿐이였다. 지금도 그날이 생각난다. 지금은 이것또한 은총이라 생각하고 있다. 가장 큰 은총. 잊지못할,, 이 은총들이 내게 십자가가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이 대회를 통해서 내가 성령을 체험하였는지는 판단이 잘 안선다. 하지만 내가 만나고 보아온 사람들을 보면서 많은 것을 깨닫고 느끼게 되었고 처음에 가지고 있던 불신의 마음은 없어졌다. 내게도 조금의 아주 조금의 변화가 생겼다고 조심스럽게 얘기할 수 있다. 묵주기도를 드리는 법에서부터 어떠한 마음가짐을 가지고 기도를 드리는 것 까지.. 정말 많은 배움이 있었던 15박 16일 이였다. 학연과 같이 같은 본당 사람들사이의 유대감이라고 해야될까? 결속력이라고 해야될까? 너무난 단단하게 매듭져진 끈 사이로 들어갈 용기가 없어서 제주교구 참가자들과 많이 친해지지는 못했지만 이 사람들은 알게 되었다는 사실이 너무나 좋다. 너무나 큰 또 하나의 은총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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