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교육주간 담화문 (2008년 5월 19일∼25일)
전인적(全人的) 교육자이신 예수
그리스도
올해는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가 가톨릭 교육에 대한 중요성을 드러내고자 5월의 마지막 주간을 ‘교육주간’으로 설정한 지 세
번째 맞이하는 해입니다. 그 동안 교회는 올바른 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그 실천 방안들을 마련하고자 가톨릭 학교 교육헌장의 제정과 그에 따른
지침서의 준비 등 여러 가지로 노력하여 왔습니다.
교회 문헌에서는 참된 교육에 대해 “인간의 최종 목적과 동시에 사회의 공동선을 지향하는 온전한 인격 양성을 추구하는 것”이며 청소년들이
“신체적, 윤리적 및 지성적 자질을 조화 있게 개발”(교회법 제795조) 하는 것이라고 가르칩니다. 우리나라의 교육법 역시 “교육은 …… 인격을
도야(陶冶)하고 자주적 생활능력과 민주시민으로서 필요한 자질을 갖추게 함”(교육기본법 제2조; 교육이념)이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 사회의 교육 환경은 이런 원칙이나 가르침에서 아주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적자생존의 경쟁 논리가 우리의 교육 현장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명문대학의 진학률로 학교의 교육성과를 평가하고 학생 역시 먼저 인격체로서가 아니라 시험 점수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또한 많은 교육현장에서 사람마다 갖고 있는 고유성이나 차이점이 인정되지 않고 실시되는 교육 과정도 문제입니다.
올바른 교육이란 학생이 가진 개성과 잠재 능력을 계발하여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스승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이런 교육의 모범을 보여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께서 만나신 다양한 사람들을 그들의 처지에 맞게 대해 주시고 가르치심으로써
그들 모두를 구원의 길로 이끄십니다. 사람을 대하실 때도 한 면만을 보지 않으시고 그 사람이 처한 환경과 능력을 모두 생각해 주십니다. 오늘날
교직에 종사하는 교육자들은 이러한 예수님의 전인적 교육방법을 본받고, 끊임없는 자기 개발과 재교육을 통해 교육의 바람직한 변화를 가져와야 할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따르고 그에 대한 믿음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신자 부모들은 가정에서 자녀들을 인격체로 대하고, 그들이
전인적 성장을 통해 성숙한 인격을 지니도록 양육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부모들은 자녀들의 신체적, 사회적, 문화적 교육뿐만 아니라
윤리적, 종교적 교육도 힘껏 돌보아야 할 가장 중대한 의무와 제1차적인 권리를 갖는다.”(교회법 제1136조)는 것을 명심합시다.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과 구원의 복음을 선포하며 인간을 전인적으로 구원하고자 하는 교회는 학생들의 실력 향상과 인격적 성장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닮은 참다운 인간이 형성되도록 지대한 관심과 협력을 다하여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학생, 부모와 교사들, 그리고 교회는 다음과
같은 것들을 실천하도록 합시다.
첫째, 학생은 자신의 행복한 미래와 발전을 위해 스스로 열심히 공부하고, 인격 향상에 힘쓰도록
합시다.
둘째, 부모는 주기적으로 자녀들과 대화를 나누고, 자녀들이 지닌 재능과 능력을 존중하여 그들의 전인적
성장을 도웁시다. 셋째, 교육에 종사하는 이들은 학생들의 잠재능력을 최대한 존중하고, 그들을 독립된
인격체로 대하여 전인적 성장에 도움이 되도록 자신의 전문성과 역량을 최대한 발휘합시다.
넷째, 교회는 가톨릭 학교 교육헌장의 정신에 따라 제도적, 정신적, 물질적 협력과 지원을 다합시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한 사람 한 사람 각자의 필요와 요구에 부응하여 전인적 구원을 이룩하신 것처럼, 부모와 교육자 그리고 교회가 지대한
관심과 배려와 협력을 다함으로써 우리 사회와 교회의 미래를 짊어질 학생들의 전인적 성장을 도와 참다운 교육의 목표를 달성합시다.
다시 한 번 교육주간을 맞이하여, 실력과 인성을 갖춘 전인교육을 지향하는 올바른 교육을 통해 이 나라와 사회, 그리고 교회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고 하느님 나라를 건설하는 데 애쓰는 교육에 종사하는 모든 분들의 수고에 감사드리며, 그들의 가정에 하느님의 축복과 은혜가 충만하길
빕니다.
2008년 5월 주교회의 교육위원회 위원장 이 용 훈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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