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성직자가 골수기증 서약을 실천에 옮겨 백혈병으로
투병 중인 환자에게 새 생명을 선사했다. 사연의 주인공은 제주교구 현성훈 신부(신창본당 주임).
현신부는 9월 28일 가톨릭대
강남성모병원에서 골수를 추출하는 수술을 받았다. 현신부의 골수는 곧바로 가톨릭대 성모병원으로 옮겨져 백혈병 환자에게 이식됐다. 가톨릭신자인
환자는 수술경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게는 다시 생기는 골수지만 그 분에게는 유일한 희망이잖아요. 저는 별로 한 것도 없는데
대단한 일인 양 알려져 부끄러울 뿐입니다.”
1998년 신학생 시절 골수기증 서약을 한 현신부는 골수조직이 일치하는 환자를 벌써 세
명이나 찾을 정도로 골수기증과 남다른 인연이 있다. 그때마다 흔쾌히 기증의사를 밝혔지만 안타깝게도 두 명의 환자는 이식도 받기 전에 세상을
떠났다.
“2001년 처음으로 기증의사를 묻는 연락을 받았을 땐 두렵기도 했습니다. ‘통증이 심하다’, ‘후유증이 있다’는 소문도
들었고 부모님도 반대하셨죠. 하지만 막상 수술을 받아보니 전혀 힘든 일이 아닙니다.”
수술 다음날 만난 현신부는 수술부위만 조금
불편해 보일 뿐 움직이는 데는 지장이 없을 정도로 건강한 모습이었다. 현신부는 골수만 있으면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은 데 아직도
골수기증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뿌리 깊은 것에 대해 안타까워했다.
골수기증 안내문과 서약서를 제주도에 가져갈 생각이라는 현신부는
“많은 교회 신자들이 한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골수기증에 관심을 갖고 동참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저는 건강한 신체를 주신
하느님의 은총으로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제가 이제부터 할 일은 환자가 건강을 회복할 수 있도록 기도드리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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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발췌 가톨릭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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