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월요일이면 제주 이시돌 회관 소성당에는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 성당 사무장, 선교사, 청년들, 레지오 단원, 프란치스코 제 3회(재속)회원 등 10여명이 모여 "함께" 기도를 드린다.
모이는 시간은 오후 5시. 1시간 동안 그날의 성무일도(저녁기도), 삼종기도, 떼제 찬양(주를 찬미하나이다), 독서기도, 묵상, 떼제 찬양(찬미하여라), 독서기도(강론), 묵상, 떼제 찬양(두려워말라), 주모경, 떼제 찬양(사랑의 나눔) 으로 진행된다.
오후 6시엔 장소를 젊음의 집(금악 본당 사무실)로 옮겨, 각자 싸갖고 온 도시락을 나누며 저녁식사를 한다. 어떤 이는 김밥을, 어떤 이는 김치찌게를, 어떤 이는 멸치볶음을, 어떤 이는 샌드위치를... 각자 자기 먹을 것을 갖고 와서 펼쳐놓고 서로 나눈다.
지난번에 처음 오셨던 분이 초대교회 같다고 말씀하신다. 모두 소풍 나온 기분으로 밥맛이 꿀맛이라며 과식(?)을 한다. 식사가 끝나면 잠시 휴식. 산책을 하거나 개인묵상을 하거나 서로 담소를 나누거나 하며 소화를 시킨다.
한 달에 한 번은 이 시간을 이용해 모임 운영에 관한 회의를 한다. 그리고 7시부터 30분간은 떼제 노래 연습. 기본 멜로디, 또는 2부 때론 돌림노래를 배운다. 한 달에 1~2곡씩 새로운 노래를 바꾸어 부른다. 7시 30분부터 1시간 동안은 복음 말씀 나눔. 한 주간의 삶을 그날의 복음 말씀에 비추어 나눔을 한다.
처음 이 기도 모임에 참여했던 젊은이들이 이때 진솔한 나눔에 반해 다시 찾아오곤 한다.
8시 30분부터 30분 동안은 다시 소성당으로 옮겨서 성체조배를 하고 9시부터는 그날의 교회의 기도를 드린다. 개인 양심성찰로 시작하여, 떼제성가(성령초대), 본기도, 떼제 찬양(알렐루야), 복음 선포, 묵상, 떼제 찬양(아버지 당신 손에, Jesus Remember Me), 보편지향기도, 신부님 강복, 떼제 찬양(마니피캇)으로 끝난다.
올해 4월부터는 한 달에 한 번 가정과 연결된 주제를 정해 20~30분씩 영성 퍼포먼스를 한다. 4명의 초창기 멤버들이 돌아가면서 프로그램을 준비해, 지금까지 4회 정도 시도해 봤는데 아주 새롭다는 평이다.
매주 월요일은 4시간 30분에서 5시간 걸리는 하루 피정과 같다. 한 주일 살아갈 영적 양식을 듬뿍 먹고 간다.
이 기도 모임은 오는 10월이 되면 시작한지 만 2년이 된다. 언젠가 제주의 젊은이들, 아니 대한민국의 신자들이 영적 목마름으로 힘들 때 찾는 영성으로 자리매김 되기를 고대한다.
몇몇 다른 교구 신부님들도 이런 지속적이고 조그만(?) 영성 기도모임에 관심이 있어 이곳에서 함께 참관 기도를 드리고, 좋은 느낌을 갖고 가셨다.
영성은 틀이나 모이는 숫자나 누가 이렇게 하자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고 본다. 애초부터 모이는 숫자나 형식이나 홍보에는 관심이 없었다. "형식만 떼제 기도를 가져다가는 영성이 될 수 없다"는 것이 문창우 비오 지도신부(제주교구 교육국장)의 생각이고, 이시돌 기도모임 식구들의 생각이다.
그래서 "두 세 명이라도 늘 함께 모여 열심히 기도하고 복음 말씀을 묵상하고 삶의 체험을 서로 나누며 기쁘게 복음대로 잘 살아보려고 노력한다." 이것이 이시돌 기도모임의 영성이다.
우리 부부가 평신도 선교사로서 화순공소에서 할머니 할아버지들과 웃고 울고 지낸 지난 2년 6개월. 기쁜 일도 많았고, 보람도 있었고, 나의 부족함 때문에 어려움도 있었고, 때론 '요나'처럼 도망치고도 싶었다. 그때마다 이 기도 모임은 우리 부부를 지켜주는 버팀목이 되었다.
기도하며 위로받고, 찬양으로 기쁨을 주님께 드렸고, 복음 말씀과 삶의 체험 나눔을 통해 사랑을 확인했다.
"찬양을 곁들인 묵상기도를 여럿이 함께 하는 것만큼 살아계신 하느님과의 친교에 도움을 주는 것은 없습니다." (떼제 창설자 로제 수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