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에서 태어나 노형초등학교와 아라중학교를 졸업하고 2014년 큰이모가 있는 미국 애리조나의 한 크리스찬 고교로 유학해 학창생활을 즐기던 김유나(엘리사벳.19.제주교구 노형본당) 은 1월 21일(한국시간) 이종사촌 언니가 운전하는 승용차로 교차로를 지나다 과속하는 차량과 충돌하는 교통사고를 당했다.

사고당시 앞 좌석에는 이종사촌 언니와 유나양의 여동생이 타고 있었고 유나양은 뒷 자석에 있었는데 사촌언니와 여동생은 에어백이 터져 경상을 입었지만 유나양은 뇌출혈을 일으킬 정도로 머리를 크게 다치고 말았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며 생사를 오가던 유나양은 24일 오전 2시 43분 미국 의료진에 의해 뇌사 판정을 받았다.

노형 본당 신자들은 유나양을 복사 잘 서고 방학때 어른들을 만나면 인사 잘하는 착하고 평범한 학생으로 기억한다. 유학시절에도 넓은 미국 땅에서 가톨릭 사제를 못 만나면 개신교 목사를 만나 신앙 상담을 할 정도로 열심한 신자였다고 주위 사람들은 말한다.

초등학교 4학년 부터 복사를 섰던 유나양은 일기장에 '내가 만약 하느님의 도우미가 되면 천사처럼 날개를 달고 하늘로 올라가 하느님이랑 지낼텐데 '라고 남겼다. 4학년 때 쓴 일기처럼 하느님의 도우미가 되려고 먼저 하늘나라로 떠난 것인가?

딸의 사고 소식을 듣고 미국으로 달려간 유나양의 부모인 김제박(엘리아. 50. 믿거나 말거나 박물관 대표). 이선경(유스티나.45)씨는 슬픔속에서 조심스럽게 딸의 장기를 기증 하겠다는 거룩하고 숭고한 선택을 했다. 유나양의 심장. 폐. 간. 췌장. 신장 등 장기는 새 삶을 기다리는 세계 여러나라의 7명에게 기증되었고 피부. 혈관. 임파선 등 신체 일부 조직은 도움이 절실한 20명에게 이식된다.

비록 유나양은 하느님 곁으로 떠났지만 그녀의 장기와 신체조직은 27명의 세계인들이 새 생명을 이어가는 희망이 될 것이다.

어머니 이선경씨는 딸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유나의 심장은 다른 사람에게 이식되면서 숨을 쉬겠지. 그래도 어딘가에서 유나가 숨 쉬고 있다면 기쁠것 같다. 이제 유나를 천국으로 보낼 시간이 돌아왔구나. 이제껏 잘 커줘서 고맙고 감사하다. 유나야 사랑한다' 며 작별 인사를 했다. 유나양의 장례미사는 2월 6일 오전 10시 노형성당(주임 김영태 신부)에서 봉헌된다.

기사 : 가톨릭신문 제주지사 이창준(시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