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교구 4·3 70주년 특별위원회(위원장 문창우 주교)는 10월 11일 저녁 8시 제주시 북초등학교, 관덕정, 제주목관아 일대에서 '평화의 모후여! 저희를 위하여 빌어 주소서' 주제로 4·3 70주년 기념 묵주기도의 밤을 실시했다.
이번 행사를 끝으로 지난 1월 부터 한시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제주 4·3 70주년 특별위원회'의 모든 행사는 마무리 됐다.
4·3평화재단, 4·3유족회, 4·3연구소 등 4·3 단체를 비롯해 2500여명이 참석한 묵주기도의 밤은 화관식, 초봉헌, 내가 기억하는 4·3이야기 발표(동문본당 김병언 미카엘, 동문본당 이양순 아가다), 미사, 4·기념성당 선포(중문본당), 묵주기도 순으로 진행됐다.
북초등학교는 미군정 시절인 1947년 3월 1일 제주도민 2만 5천여 명이 모여 3·1절 제 28주년 기념대회를 열었던 곳이다. 기념대회가 끝난 후 군정 당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허가 받지 않은 가두시위가 시작되었다. 시위 행렬은 미군정청과 경찰서가 있는 관덕정으로 행진하던 중 관덕정 부근에 있던 기마경찰의 말굽에 어린아이가 다치는 사태가 일어났다. 흥분한 관람 군중들이 돌을 던지며 항의하자 경찰이 발포해 민간인 6명이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행했다. 1948년 4월 3일에 일어난 제주4·3사건의 막이 오른곳이 바로 북초등학교다.
강우일 주교는 인사말에서 '1947년 3월 1일 희생자들의 영혼을 달래고 그런 비극을 초래한 정부나 미군정에서는 책임을 지지 않으므로 우리가 대신 사과 드리기 위해 역사의 현장에서 미사를 봉헌한다'며 '71년전 이 자리에서 있었던 3·1절 제28주년 기념대회 때 부터 제주4·3은 시작됐다'고 말했다.
미사 후 북초등학교를 출발한 묵주기도 행렬은 관덕정을 거쳐 제주목 관아에서 교구장 강우일 주교의 강복으로 막을 내렸다.
기사·사진 : 가톨릭신문 제주지사 이창준(시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