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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이여, 꿈과 희망을 살아갑시다"
이 세상 역사는 새로운 내일을 희망하며 꿈꾸는 사람들 덕분에 변화하고 발전해왔습니다. 이들은 모두가 행복하고, 존중받는 세상을 꿈꾸며 변화를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집트 청년 모세는 고통에 짓눌려 울부짖는 동족 노예들의 신음소리를 듣고, 이들의 탈출과 해방을 꿈꾸기 시작했습니다. 나자렛 청년 예수는 가난한 이, 병자, 장애인이 차별받고 억압받는 모습을 보고 그 영혼이 열병을 앓았습니다. 그리고 한 사람 한 사람에게 하느님 아버지의 인자한 손길을 맛보게 하는 꿈을 꾸며, 하느님 아버지 나라를 세우려고 나섰습니다. |
청년 간디는 남아프리카 공화국과 인도에서 인간 양심과 존엄성을 거스르는 잘못된 법에 비폭력으로 불복종하는 시민운동을 전개했습니다. 또 100년 전, 청년 안중근은 26살 나이에 조국의 독립과 동양의 평화를 꿈꾸며 의병에 가담해 독립운동에 투신하며 일본 제국주의에 맞섰습니다. 2010년을 사는 여러분은 오늘날 이 사회에서 무엇을 보고, 무엇을 꿈꾸고 있습니까? 현재 한국은 아시아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가 됐고, OECD와 G20 회원국이 돼 G20 정상회의를 유치하게 된 것을 자랑스러워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현재 이 나라 뒷골목에서 가장 싼 임금을 받으면서 가장 어렵고, 더럽고, 위험하고, 힘든 일을 도맡아하는 40여만 명의 이주 노동자들을 인식하고 있습니까? 여러분은 분단된 조국에서 남과 북이 핵실험과 군사훈련 등으로 한 치의 양보 없이 서로 위협하고 대치하고 있는 현실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합니까?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교통사고 사망률ㆍ자살률ㆍ낙태율을 기록하는 등 인간 생명이 가장 쉽게 다뤄지는 이 나라를 우리는 누구에게 자랑할 수 있겠습니까? 경기 지표는 좋아진다면서도 청년 실업자는 나날이 증가하고, 정규직보다 비정규직이 더 많이 양산되고, 계층 간 격차는 갈수록 벌어져 경쟁에서 탈락하면 다시는 회복이 불가능한 경쟁 위주의 성과주의 사회를 과연 자랑할 수 있겠습니까? 바오로 사도는 "모든 피조물이 악의 권세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고통과 모순에 시달리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도 희망을 고백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보이는 것을 희망하는 것은 희망이 아닙니다. 보이는 것을 누가 희망합니까? 우리는 보이지 않는 것을 희망하기에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야 합니다. 여러분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젊은이들입니다. 오늘의 세상은 여러분의 꿈과 희망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세상이 잉태하고 있는 위선과 부조리, 죄악을 향한 용감한 도전을 여러분 말고 누가 할 수 있겠습니까? 친애하는 젊은이 여러분! 누구 한 사람의 꿈은 꿈으로 끝날 수 있지만, 여러분이 함께 꿈을 꾸면 반드시 이뤄질 수 있습니다. 우리 안에 이런 아름다운 꿈, 의로운 꿈을 심어주신 하느님께서도 여러분과 함께 걸으실 것입니다. |